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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글로리데이" 영광의 날, 청춘이 부서지는 순간

by maymoney12 2025. 6. 2.

영화 글로리데이 포스터
영화 글로리데이 포스터

무언가 시작되기 전, 우리는 늘 ‘마지막’을 꿈꿉니다. 영화 『글로리데이』는 인생의 경계선에 선 네 명의 청춘이 떠난 단 하루의 여행, 그리고 그 짧은 하루가 얼마나 큰 파장을 만들어내는지를 잔잔하면서도 강렬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흔한 청춘 로드무비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그 안엔 ‘어른이 되는 일’에 대한 아프고도 날 선 시선이 숨겨져 있습니다.

군입대 전날의 여행, 예상 밖의 현실 충돌

이 영화의 배경은 너무나 흔하고, 너무나 한국적입니다. 상우(김준면)의 군입대를 앞둔 친구들이 마지막으로 시간을 보내기 위해 포항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상우(김준면), 지공(지수), 용비(류준열), 두만(김희찬), 이 네 친구는 누가 봐도 현실 속 ‘우리들’입니다.

하지만 『글로리데이』는 갑작스러운 한 사건을 통해 청춘들의 일상을 뒤흔들어 버립니다. 한밤중 우연히 휘말리게 된 길거리 싸움, 경찰서의 차가운 형광등 불빛 아래로 빨려 들어가는 주인공들. 이들은 그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을 뿐인데, 현실은 잔인하게 선을 긋습니다.

네 친구, 네 개의 상처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네 명의 친구가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라, ‘청춘의 유형’을 각각 대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상우는 조용하고 신중하지만 우유부단합니다. 지공은 감정적이고 직선적이지만 진심입니다. 용비는 중립자이자 관찰자이며, 두만은 가장 말이 없지만 불안을 품은 인물입니다.

그들이 함께여서 행복했던 여행은, 결국 그들 사이의 균열을 드러내는 장이 되며, ‘우정’이란 것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 유리 같은 것인지 보여줍니다.

청춘 영화의 외피를 쓴 사회 드라마

사회는 이들에게 관용도, 여유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사회라는 어른들은  한순간의 선택, 혹은 한 마디의 말로 이들을 가해자로 몰고 갑니다. 영화는 그 과정을 지극히 사실적으로 보여줍니다.

지공이 외치는 “우린 아무것도 아니야”는 단지 한 인물의 절규가 아닌, 지금 청춘들이 살아가는 현실의 자화상입니다. 어른들의 무관심, 시스템의 냉정함은 이 영화가 단지 ‘청춘물’이 아님을 증명합니다.

『글로리데이』는 화려하지 않지만 묵직합니다. 잔잔하지만 분명한 상처를 남깁니다. 이 영화가 말하는 ‘영광의 날’은 아무 일도 없던 평범했던 어느 날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평범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우리는 늘 잃고 나서야 알게 됩니다. 『글로리데이』는 그래서 더욱더 오랜 여운으로 남습니다. 단 하루, 그러나 평생을 흔드는 이야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