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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더 글로리' , 복수극의 정석이란 이런 것

by maymoney12 2025. 6. 16.

드라마 더 글로리 파트2 메인 포스터

‘더 글로리’는 2022년 말부터 2023년까지 두 시즌에 걸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복수극 장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작품입니다. 특히 학폭이라는 민감한 사회적 이슈를 정면으로 다루며 국내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배우 송혜교의 커리어에서 가장 강렬한 캐릭터 중 하나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 글에서는 파트 1과 파트 2의 주요 줄거리와 복수의 서사, 캐릭터 분석, 그리고 ‘더 글로리’가 왜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는지 깊이 있게 살펴봅니다.

‘더 글로리’의 시작, 복수가 아니라 회복을 위한 이야기

2022년 12월, 넷플릭스는 ‘더 글로리’ 파트1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사회적 담론을 건드리는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작가 김은숙이 처음으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사회 비판적 장르를 시도한 이 드라마는 ‘학교폭력’이라는 매우 현실적이고 민감한 주제를 중심에 두고, 오랜 시간 복수를 계획해 온 주인공 ‘문동은’(송혜교 분)의 이야기를 밀도 있게 풀어냈습니다. 파트 1은 주로 과거 학창 시절의 폭력과, 그로 인해 인생이 송두리째 망가진 한 인물의 고통을 조명합니다. 문동은은 고등학생 시절 친구들에게 극심한 폭행과 모욕을 당하고 결국 학교를 자퇴합니다. 어른이 된 그녀는 가해자들의 삶을 철저히 조사하고, 그들의 삶을 조용히 무너뜨릴 계획을 하나씩 실행에 옮깁니다. 파트 1에서는 그녀의 계획이 시작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가 형성됩니다. 단순히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라기보다는, 그 과정에서 그녀 자신이 얼마나 상처 입었고, 또 얼마나 외롭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면서 시청자의 공감대를 얻습니다. 이 드라마가 돋보이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입니다. 복수극임에도 불구하고 폭력이나 자극적인 전개에 의존하지 않고, 인물의 심리 묘사와 감정선에 집중함으로써 더 깊은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특히 송혜교의 차분하면서도 날카로운 연기는 문동은이라는 인물의 내면을 생생하게 전달해 주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단순히 ‘분노’가 아닌 ‘연민’의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2025년 현재, ‘더 글로리’는 여전히 넷플릭스 인기 순위에 랭크되어 있으며, 파트 1~2를 정주행 하는 신규 시청자들도 많습니다. 이후 공개된 복수극들은 대부분 이 작품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는 이 작품이 장르적 기준점을 세웠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파트 2의 전개와 복수의 방식, 그리고 캐릭터의 진화

파트2는 문동은의 복수 계획이 본격적으로 실행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각 가해자들에게 맞춤형 복수 방식을 적용하면서, 문동은의 지능적인 설계가 어떻게 현실 세계의 권력 구조와 충돌하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줍니다. 그녀의 복수 대상은 학폭의 주동자였던 박연진(임지연 분)을 비롯해 전직 조폭 출신의 전재준(박성훈 분), 변호사이자 회색지대 인물인 하도영(정성일 분) 등입니다. 각 인물은 단순히 ‘악역’으로 소비되지 않고, 그들 나름의 삶의 조건과 선택을 보여주면서 복합적인 인간상으로 그려집니다. 이로 인해 시청자는 단순한 응징 이상의 감정선에 도달하게 됩니다. 문동은의 복수 방식은 물리적 폭력보다는 심리전, 사회적 망신, 법적 허점을 이용한 전략적 접근입니다. 예컨대 박연진에게는 언론을 통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고, 전재준에게는 자신의 딸임을 밝히며 정서적 균열을 유도합니다. 이처럼 복수가 단순한 가해를 넘어 삶 자체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방식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더욱 몰입감 있고,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파트 2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문동은 자신이 어떻게 변화하는가’입니다. 복수는 목표였지만, 그 과정에서 그녀가 만나는 인물들—특히 주여정(이도현 분)이라는 조력자와의 관계는 문동은의 내면에 미묘한 균열을 일으킵니다. 주여정 또한 과거의 상처를 지닌 인물이며, 두 사람은 서로의 고통을 보듬는 동시에 복수의 공범이 되어갑니다. 이러한 관계의 변화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상처받은 이들이 서로를 치유하며 연대하는 과정으로 읽힙니다. 이 지점에서 '더 글로리'는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회복과 공감의 이야기로 전환됩니다. 연출 면에서도 파트 2는 훨씬 더 정제되고 구조적인 접근을 보여줍니다. 사건의 개연성, 복수의 설계, 감정선의 흐름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하나의 서사로 완결되는 구조는 매우 정교하게 짜여 있으며, 이로 인해 시청자는 단 한 회도 놓칠 수 없게 만듭니다. 파트 2의 후반부에서는 마침내 문동은의 복수가 완성됩니다. 하지만 그 완성은 ‘쾌감’보다는 ‘허무’와 ‘안도’에 가깝습니다. 결국 그녀는 복수를 통해 삶을 복원한 것이 아니라, 과거의 자신을 마주하고 그것을 인정하는 과정을 완성한 셈입니다. 이러한 결말은 시청자에게 단순한 정의 구현 이상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오랜 여운을 남깁니다.

‘더 글로리’, 복수극을 넘어서 인간 서사의 정점으로

‘더 글로리’는 단순한 복수극이 아닙니다. 이 드라마는 상처받은 한 인간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되찾기 위해 싸우는지를 그린 서사이며, 그 싸움이 단지 가해자를 무너뜨리는 데 있지 않고, 자기 자신을 다시 세우는 데 있음을 보여줍니다. 2025년 현재까지도 수많은 콘텐츠 제작자, 리뷰어, 평론가들이 ‘더 글로리’를 회자하는 이유는 바로 그 복합적이고 인간적인 정서 때문입니다. 단순한 폭로, 자극, 응징이 아닌, 감정과 서사의 밀도로 시청자를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배우 송혜교는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연기 폭을 증명했으며, 이도현, 임지연 등 주조연 배우들 역시 캐릭터에 깊이를 더하며 몰입도를 끌어올렸습니다. 특히 임지연은 악역임에도 인간적인 복잡성을 부여하여, 단순한 ‘악의 화신’으로 그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연기력과 연출 모두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습니다. 결국 ‘더 글로리’는 단지 복수의 결과가 아닌, 그 과정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하는지를 보여준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진정성은, 드라마가 끝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