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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시리즈 조선 좀비 – 사극과 생존 서사의 독창적 융합

by maymoney12 2025. 6. 23.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시즌2 포스터
드라마 킹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리즈는 좀비 장르와 조선 시대 사극을 결합한 한국형 좀비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청자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입니다. 본 리뷰에서는 시즌 1, 2와 외전 ‘아신전’까지의 주요 내용과 함께, 조선 시대라는 배경이 좀비 서사에 어떻게 신선함을 더했는지, 그리고 한국 장르물의 확장 가능성까지 심도 있게 분석합니다.

전통과 장르의 파격적인 만남 – ‘킹덤’의 시작

‘킹덤’은 2019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로, 김은희 작가의 각본과 김성훈 감독의 연출 아래 ‘사극과 좀비’라는 이질적인 장르의 결합을 성공적으로 구현한 작품입니다. 기존 좀비 장르가 현대 사회를 배경으로 했다면, ‘킹덤’은 조선 시대라는 제한된 정보와 기술, 계급과 권력이 강하게 작동하는 시공간을 배경으로 더 극적인 생존과 정치 스릴러를 전개합니다. 시즌1과 시즌2, 그리고 프리퀄 형식의 외전 ‘아신전’에 이르기까지, 이 시리즈는 단순한 좀비 콘텐츠를 넘어 ‘권력의 탐욕’, ‘전염과 공포’, ‘역사와 허구’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뛰어난 서사적 깊이와 시각적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이제부터 시리즈별 간략한 리뷰와 함께, ‘킹덤’이 왜 한국형 좀비물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지, 그리고 조선이라는 배경이 장르적 매력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시리즈별 리뷰 및 조선 좀비물의 독창성

1. 시즌1 – 공포와 정치의 긴장감이 공존하는 서막
시즌1은 왕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로 시작됩니다. 조정은 왕세자 이창(주지훈 분)이 반역을 꾀한다는 누명을 씌우고, 왕은 병중이라는 명분 아래 실체를 숨긴 채 신하들과 백성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져 갑니다. 이때 ‘생사초’라는 약초로 인해 죽은 왕이 다시 살아나고, 좀비 바이러스는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합니다. 좀비는 단순한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왕권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며 권력 투쟁의 상징으로 등장합니다. 이 시즌은 빠른 전개, 강렬한 액션, 그리고 캐릭터 간 갈등이 유기적으로 얽히며 매회 클리프행어를 남기는 구성으로 전 세계 시청자에게 한국형 좀비물의 가능성을 각인시켰습니다. 주목할 점은 좀비의 활동 시간이 밤으로 설정된 점입니다. 이는 낮과 밤이라는 시간의 리듬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시청자에게 더 큰 긴장감을 안겨주며, 조선이라는 시대적 배경과도 절묘하게 어우러졌습니다.

2. 시즌2 – 전염병, 계급, 그리고 정체성의 확장
시즌2에서는 좀비의 기원이 더욱 구체화되고, 백성들의 고통과 권력자들의 비윤리적 선택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생사초의 사용 이유, 좀비의 진화, 그리고 감염의 확산이 단순한 재앙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되었음을 명확히 제시합니다. 이창은 왕이 되기보다 백성을 살리는 선택을 하고, 결국 진짜 지도자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이와 동시에 중전(김혜준 분)의 야망과 폭주는 여성 캐릭터의 악역 서사를 강화하며 드라마적 긴장감을 높였습니다. 시즌2의 종점은 ‘생사초를 찾는 자들’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주며 단순한 종결이 아닌 ‘다음 이야기’를 암시합니다. 정치적 허구와 생존 공포가 겹쳐지면서, ‘킹덤’은 좀비물 이상의 이야기로 진화합니다.

3. ‘아신전’ – 외전이자 서사의 기원을 밝히는 이야기
2021년 공개된 스페셜 에피소드 ‘킹덤: 아신전’은 시리즈의 기원을 조명하는 이야기로, 생사초가 어떻게 발견되었고 그 힘이 어떤 개인의 복수와 연결되는지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전지현이 연기한 ‘아신’은 북방 여진족 출신으로, 가족과 마을이 몰살당한 후 복수를 위해 생사초를 이용하게 되는 인물입니다. 이 외전은 ‘킹덤’ 시리즈 전체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며, 감정적으로 가장 무거운 여운을 남깁니다. 아신은 영웅도, 악당도 아닌 복수의 화신으로 등장하며, ‘정의란 무엇인가’, ‘생존은 어떤 윤리를 허용하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4. 조선이라는 배경 – 좀비 장르의 서사적 확장
‘킹덤’ 시리즈의 가장 큰 미덕 중 하나는 조선 시대라는 배경을 단지 ‘겉멋’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서사의 핵심 장치로 활용했다는 점입니다. 봉건 사회의 폐쇄적 구조, 왕권 중심의 정치 시스템, 정보의 독점, 계급 간 차별, 이 모든 요소들이 좀비 바이러스의 확산과 생존의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정보의 독점은 좀비의 존재 자체를 감추게 만들고, 왕권에 도전하는 자는 좀비보다도 더 두려운 존재로 묘사됩니다. 또한 감염된 백성은 치료받기보다는 버려지고, 귀족들은 성 안에서 안전을 누리는 ‘신분에 따라 생존 가능성이 달라지는 구조’가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결국 좀비는 단순히 외부의 위협이 아닌, 기득권이 만든 구조적 모순을 상징하는 도구로 작동하며,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물들의 모습은 오늘날 사회와도 깊은 공명을 이끌어냅니다.

5. 글로벌 콘텐츠로서의 확장 가능성
‘킹덤’은 한국 전통 사극의 미장센과 좀비 장르 특유의 속도감, 긴장감, 시각적 자극을 결합하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았습니다. 김은희 작가의 정교한 각본과 김성훈 감독의 사실적 연출은 로컬 콘텐츠가 글로벌로 확장되기 위해 갖춰야 할 두 가지 핵심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습니다. 즉, ‘지역성’과 ‘보편성’의 균형입니다. 그 결과 ‘킹덤’은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 ‘한국형 사극 좀비물’이라는 새로운 장르명을 만들어내며 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킹덤’이 남긴 유산 – 장르의 경계를 넘는 한국형 콘텐츠

‘킹덤’은 단순한 좀비 드라마가 아닙니다. 그것은 조선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빌려,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정치와 권력, 질병과 공포, 생존과 윤리라는 문제를 날카롭게 담아낸 복합장르물입니다. 시즌1과 2, 그리고 아신전을 거치며 ‘킹덤’은 한국 콘텐츠가 어떻게 장르적 문법을 활용하면서도 새로운 이야기와 세계관을 창조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2025년 현재, 시즌3에 대한 공식 발표는 아직 없지만, 국내외 팬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높은 기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신 이후의 이야기, 북방으로 향한 이창의 여정, 생사초의 기원을 둘러싼 진실 등 수많은 서사적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태입니다. 결국 ‘킹덤’은 증명했습니다. 이야기의 힘은 배경이 아니라, 그 배경을 어떻게 재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